태그 : 이안포터필드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일상적인 삶의 현장이 누군가에게는 성지인 이들도 있다. 축구 경기장을 찾는 서포터들, 그들에게 축구장은 단지 여가시설의 하나라는 일반적 의미를 넘어서 자신의 혼을 내맡긴 종교적 열정과 성스러움이 혼재되어있는 공간이다. 그리고 이 성지라 불리지 못하는 성지 속에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이가 있으니 우리는 이들을 축구 선수라 말하며 서포터들은 그들을 향해 노래하고 환호하며 때로는 눈물도 흘리는 모습을 흔히 접한다. 서포터에게서 우리는 그 어떤 사심이나 작위적인 모습따윈 찾아볼 수 없다. 순수한 열정 그리고 끝없는 사랑, 이것은 경건한 종교인들이 신적존재에게 자신의 신앙심을 증명하기 위해 행하는 찬양이나 기도에서나 겨우 찾아볼 수 있는 광경이다. 다시말해 축구선수는 그 누구도 감히 범접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던 신(神)적인 위치를 필드에 서 있을때만큼은 마음껏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
그렇기에 축구 선수란 자신이 뛰고 있는 필드를 위해 자신을 성원해주는 서포터들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각오를 해야한다. 이것이 프로의식의 본질이며 이 단순한 명제를 몸소 보여준 선수를 우리는 레젼드라 칭한다.
지난 24일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선더랜드의 홈구장에서 한 레젼드의 장례식이 거행되었다. 그의 이름은 이안 포터필드. 선더랜드 역사에 자랑스러운 한 페이지로 기록돼있는 73년 FA컵 우승을 이룩한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하기 위해 적지만 그를 기억하는 선더랜드의 서포터와 구단임원 및 선수들이 그들의 성지인 선더랜드 구장으로 모였다. 조촐한 규모지만 수백명이 한 마음으로 이안 포터필드를 추억하는 가운데 그는 자신이 모든걸 바쳤던 필드에 잠들었다. 마치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은 아직도 필드라는 것처럼, 자신이 아직 바칠게 남아있다면 비록 그것이 자신의 빈 몸뚱아리 밖에 없을지라도 그것이라도 필드에 바치겠다는 것처럼.

# by | 2007/10/26 22:06 | K리그에 관련된건 뭐든지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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