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K리그도 일본 축구시장을 공략해봅시다.

일단 제목만 보시고 '에~ 그게 되겠어?, J리그랑 K리그랑 평균관중수 비교를 보고도 그런 소리가 나오니?' 라고 하실 분들이 대다수이시겠지만 잘 뜯어보면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일본 시장에 K리그가 비집고 들어갈 틈은 충분히 존재하거든요. 위같은 논리로 접근하면 배용준 열풍같은 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오히려 저는 우리나라의 문화컨텐츠 중 일본에 팔아먹기 가장 용이한 분야가 스포츠 그중에서도 축구라고 생각합니다. 이유를 들어보죠. 한국의 영화나 드라마, 애니매이션계 인사들의 1차 목표는 일본과 동급의 작품을 뽑아내는 것이죠. 다시말해 영화,드라마,애니 부문에서 세계에서 최상위권의 위치에 올라있는게 일본입니다. 그런데 축구는 그게 아니죠? 잉글랜드나 스페인에 비한다면 일본이나 한국이나 거기서 거기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일본이 걸어온 길을 쫒아가는데 급급한 국내 드라마나 애니는 일본 시장에서 일본의 아류작이라는 비아냥을 들을 가능성이 높은데 반해 우리 특유의 개성이 그대로 응집되어있는 한국축구는 일본축구와 분명 다른 길을 걸고있기에 일본축구시장에 신선한 컨텐츠로 다가갈 수 있습니다.

일례를 들어보겠습니다. 2003년 부산의 노정윤 선수. 고려대 졸업 후 일본으로 건너가 J리그에서 네덜란드 진출까지 해냈던 박지성 선수의 선배격(?)인 선수죠. 후쿠오카를 마지막으로 J리그와 이별한 노정윤 선수는 2003년 부산에 입단해 첫경기를 뛰게 됩니다. 놀라운것은 당시 노정윤 선수를 보기위해 후쿠오카와 세레소 오사카 팬들이 단체로 부산경기보러 날아온 것이었습니다. 수도 상당했습니다. 백명은 족히 넘었으니까요. 당시 부산팬들은 놀라움반 호기심반으로 일본 축구팬들과 여러모로 얘기를 나눠볼 수 있었는데 그들의 말은 상당히 의미심장했습니다.

한국 선수들이 뛰는건 힘이 느껴진다. (역시 압박전술의 타이트함이 J리그랑 차원이 다르다는 말) 결정적으로 J리그는 외국인 공격수 개인기량 앞에 일본 선수들이 속절없이 나가떨어지는걸 보고 있으면 짜증이 난다. (한국 선수는 상대를 담궈서라도.. 공격수를 막는다는 말) 거기에 일본 선수들은 너무 못생겼다. 결국 요점은 제일 마지막 줄인듯 하군요 ㅡㅅㅡ

안타깝게도 곧 부산 포터할배의 힉껍스런 전술을 관전하고 그 뒤 부터 잘 안오시지만... 어쨌든 일본 축구팬들이 한국축구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가늠해볼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전남 김태영 선수 은퇴식때 일본인들이 십수명이 광양에 모여들었던 적도 있습니다. 김태영 선수가 J리그에서 뛴적도 없는데 말입니다. 그들도 이렇게 말하더군요. '김태영 선수의 플레이에서는 힘과 투지가 느껴진다. 김태영 선수의 플레이에서는 어떤 선수도 나를 돌파할 수 없다는 자신감과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라고요. 그냥 약간 '어 저 선수 잘하네' 그 정도 관심으로는 광양까지 비행기 타고 못 날아옵니다. 정말 그 플레이 하나하나에 영혼을 빼앗기지 않고서는요. 이건 분명 한국축구 특유의 개성이 일본 축구팬들에게 먹힌다는 증거지요.
거기다가 안영학 선수가 부산에 왔을 때도 수십명의 일본인이 부산경기장을 단체로 찾아와 플랜카드를 내걸기도하고 분명 K리그와 대한민국 국대에 관심을 넘어 일종의 동경감을 갖는 일본인이 상당수 존재함에 분명합니다. 이런 잠재적인 팬층을 끌어들이는게 축구에 관심없는 일반인들을 축구장으로 끌고 오는것 보다 몇백배는 쉽죠.
특히 부산은 일본하고 제일 가깝고 정기선도 다니고 특히 부산 전용구장 지어지는 곳이 김해국제공항 바로 옆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외 여러조건에서 일본인 끌어들이는 기반이 가장 잘 짜여져있는 곳이 부산입니다. 부산이 일본축구팬들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하면 다른 구단들도 나서서 일본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릴 것이고 이른바 배용준 효과라 불리는 한류의 일본 성공 스토리가 한국 축구에서도 아로 새겨질지도 모르지 않겠습니까?

따라서 부산이 옛날의 안양처럼 마에조노 같은 일본국대급선수를 영입해보는 것도 확실히 해볼만한 도박입니다. 어쩌면 K리그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도 있습니다. 물론 문제가 없진 않습니다. 일단 연봉 문제부터 걸림돌이겠지요. 하지만 김길식 선수의 예처럼 어쩌면 새로운 도전을 위해 싼 연봉에 자신의 기량을 K리그 무대에서 실험해보고픈 일본 선수가 있을 지도 모릅니다. 거기다 연봉 문제도 기량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은 브라질 선수와 일본 선수간의 연봉격차는 대동소이합니다. 브라질 선수 데려와서 부산이 뽀뽀이외에 성공한 선수나 있습니까 ? ㄱ- 거기다 지금 황선홍 감독 선임으로 일본과의 커넥션은 더욱 활성화되기 용이해졌습니다. 최근 피지컬 트레이너 코치로 이케다 세이치 씨를 선임한 것만 봐도 그렇고요. 이거이거 정말 부산 일본인 선수 영입하는 것 아닙니까 *~*?

그리고 문제 하나 더. 뭐 많은 분들이 우려하신대로 현재 한국축구는 우리만의 색깔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선수들이 투지가 없어졌다는 고참 축구 선수들의 탄식은 말할 것도 없고요, 지금 K리그에서 김태영 선수의 뒤를 이을 투지 넘치는 파이터형 수비 유망주가 김형일 선수 정도 빼고는 딱히 눈에 띄질 않습니다. 게다가 2000년대 초반 J리그를 휩쓸어버렸던 한국인 선수 신드롬은 이제 가라앉아버렸죠. 그때 일본 마케팅을 본격화 했어야 했는데 많이 아쉽네요.

하지만 후회만 하면서 뒷짐지고 미적거리는것 보다는 당장 지금에라도 뛰어드는게 낫습니다. 누군가 총대 메고 한 번 도전해주십시오. 가능하다면 부산 구단이 도전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by 사냥꾼이너무많다 | 2007/12/17 18:44 | K리그에 관련된건 뭐든지 | 트랙백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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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홍차도둑 at 2007/12/17 18:51
흐흐...이미 부산에서 안정복 단장님 계실 때 그리고 김주성 선수가 계실 때 '김주성과 함께 하는 일주일' 뭐 이런 식으로 상품 계획 했다가 나가리 났었어요, 그게 10년 전 이야기입니다. 제길...(경기 복, 그리고 김주성과 함께 저녁 먹는 이벤트 등으로 구성된 관광상품이었지요)

그때 뭐 이런저런 경기력 이야기 나오고 했었는데...당시 부산쪽의 관계자분들, 특히 마케팅 관계자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하나도 된게 없어서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후우~
Commented by 사냥꾼이너무많다 at 2007/12/17 19:03
일단 지금 부산 구단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것 확실한 것 같습니다. 일본인 웨이트 트레이너 선임에 이어 이번에 일본으로 전지훈련 간다고 하네요 ^^ 분명 일본 테스트 선수도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듭니다.
Commented by 안경소녀교단 at 2007/12/17 20:02
마에조노 인천에 있다가 소리소문없이 사라졌었습니다. -_-;;;
Commented by 사냥꾼이너무많다 at 2007/12/18 11:19
마에조노 선수가 인천 입단 당시 나이가 32세인가 그랬던걸로 기억합니다. 폼이 많이 떨어져 있더군요. 아마 인천에서 방출 뒤 세르비아 리그 기웃거리다 은퇴했던걸로 기억합니다.
Commented by 홍차도둑 at 2007/12/18 18:10
마에조노 선수야 이미 안양에서 한차레 뛰었었었죠. 안양에서 뛰었을 때가 어찌 보면 그때도 이미 전성기를 지난지라 결국 기량미달로 고향 앞으로.
Commented by 북극곰 at 2007/12/24 09:45
안양에 뛰었을 때 초반에는 어시스트도 기록하고 그럭저럭 실력은 보였죠. 그러나 장기적응에 실패했죠. 음식을 가리는 편이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마에조노 이전에 가이모토라는 선수가 성남에서 뛰었죠. 윙백으로 그럭저럭 괜찮은 기량을 보였고요.
그리고 한국인 선수 신드롬은 마케팅 부재 자체보다는 베스트11급의 선수들이 일본보다 유럽 무대를 더 선호하고, 또한 더 많이 뛰고 있기 때문이죠. 당시 황선홍, 홍명보 라인을 이을려면 박지성이나 이영표가 J리그에 있어야겠지만, 총맞기 딱 좋은 소리죠.
또 J리그를 오랫동안 보면, 저 탄식이 이해가 갑니다. 한국에 비해 용병들의 수준이 무서운 걸 감안해도, 너무 형편없이 수비라인 뚫리는 장면 한두번 본게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J리그에서는 상대를 담구기 엄청 힘듭니다. 딱히 그걸 할만한 선수가 없는건 둘째치고, J리그의 판정 자체가 워낙 셉니다. 한국에서 거친 편으로 통하기는 해도, K리그에서 공포로 통했던 수미들에는 턱도 못미치는 편인 김정우가 2006시즌동안 레드카드를 3개 먹었죠.
Commented by 사냥꾼이너무많다 at 2007/12/24 10:35
그러고보니 그렇군요. 김정우 선수가 레드카드 3개라;; 확실히 일본 선수들이 크리그 무대를 밟는다 해도 깡다구 없으니 나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겠군요. 이것도 상당한 변수겠네요;
Commented by 북극곰 at 2008/01/06 10:31
그래도 2002 월드컵때 일본 국가대표였던 토다를 포함해서 깡다구 있는 애들이 여럿 있긴 합니다. 그런데 결국은 김정우처럼 카드수집을 하게 되더군요. 특히나 J리그 33라운드였나? 거기서 우라와 Vs 가시와전에서 가시와 선수 한명이 공중경합에서 팔꿈치 조금 썼다고 바로 레드카드 먹고 퇴장당한 장면이 있었는데........2002월드컵때 이탈리아 애들이 비슷한 장면을 여러번 연출했지만 레드카드는 커녕 반칙조차 안불었죠.
Commented by 사냥꾼이너무많다 at 2008/01/08 11:15
흠.. 그렇게 소프트한 축구리그로 가면 물론 아기자기한 맛이 있겠지만 힘의 축구에 밀릴 수 밖에 없을텐데요.. J리그만의 색깔이라고 봐야 할까요 ;;
Commented at 2008/01/09 18:3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사냥꾼이너무많다 at 2008/01/09 19:09
//글쎄요.. 오히려 J리그 연봉이 과도하게 책정되어 팀들이 재정악화까지 이르렀던 상황이었을 때도 국내 K리그에 일본 선수들이 제법 문을 두드렸는데요? 안양의 마에조노, 성남의 가이모토 위 두선수. 우리야 별 시덥잖은 먹튀 일본인 선수로 잊어먹었지만 적어도 일본 국대에서 확고부동한 주전급 선수들이었습니다. A급 선수였던 거죠. 마에조노 선수는 한 때 미우라 선수의 뒤를 이어 한국 킬러라는 별명도 들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이들이 K리그에 문을 왜 두드렸을까요? 지금보다 열악한 환경이었는데도 말입니다.
축구라는게 환경갖고 하는거라면 지금 루마니아리그에 뛰어든 김길식 선수나 예전에 세르비아 리그에 뛰어들었던 스즈키 선수같은 경우는 설명이 잘 안됩니다. 월급도 툭하면 안 나오는 팀에서 뭣하러 뛴답니까? 그저 단순히 유럽이기 때문인가요? 김길식 선수가 유럽리그에 뛰어든 지금 나이가 몇인지 아시죠? 30살이 넘었습니다. 이 정도 노장 선수에 루마니아 뛰는 선수가 빅리그 진출을 바라고 유럽 갔을까요? 아닐것 같습니다. 김길식 선수가 K리그를 떠나 루마니아로 간것은 새로운 축구를 접하고 싶다는 강렬한 호기심. 축구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습니다. 돈때문이 아닌 순수하게 생소한 리그의 축구에 자신을 시험해보고 싶다는 도전의식입니다. 이런 깡다구 있는 일본 선수가 있을지도 모르지요. 없으면 말구요. 어차피 J리그 선수 영입은 그냥 한가지 시도일 뿐이지 거기에 사활을 걸자는게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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